🍜[누들플래닛] 2025년 8월호 <한국의 여름, 냉면으로 읽다>

2025. 8. 4.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입맛도, 기분도 지치기 쉬운 여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이맘때면 시원한 음식이 더욱 간절해지는 계절이죠.

그래서 이번에 누들플래닛이 준비한 2025년 8월호는 <한국의 여름, 냉면으로 읽다>입니다.

서울 평양냉면의 대중화를 이끈 김태원 장인의 이야기부터, 밀면과 막국수, 그리고 '선주후면' 문화에 담긴 여름의 철학까지! 뜨거운 여름,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주는 위로처럼 이번 콘텐츠가 여러분의 여름날에 작은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차가운 면요리로 읽는 한국의 여름, 지금 함께 떠나보시죠!🧊💙

💙누들플래닛 웹진 Vol.15 "한국의 여름, 냉면으로 읽다" 미리보기💙

1. 누들 스토리 l 서울에서 꽃피는 평양냉면 (김석동 前 장관)

2. 누들 스토리 l 전쟁이 만든 새로운 레시피, 밀면 (김성윤 기자)

3. 맛집 취재 l 강원도 막국수 로드: 춘천, 고성, 봉평, 서울까지!

4. 면(麵)과 과학이야기 l 여름에는 냉면이 아니라 체온을 먹는다

누들 스토리 l 김석동 前 장관

서울에서 꽃피는 평양냉면🌼

SNS에서 '평냉 성지순례'가 유행일 만큼, 서울은 이제 평양냉면의 또 다른 고장이 되었습니다. 슴슴하고 담백한 평양냉면 한 그릇에는 가게마다 다른 비법이 숨어있고, 남다른 노하우를 담고 있죠. 육수 하나에도 계보와 취향이 있는 평양냉면의 세계. 우래옥, 의정부/장충동 평양면옥 등 '3대 전통 계열'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 평양냉면의 다양성과 깊이를 새롭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전통의 3대 계보 : 우래옥 vs 의정부/장충동 계열

1) 우래옥 계열 (소고기 육수)

암소 쇠고기 만으로 우려낸 진한 육수로 알려진 우래옥은 1950년 을지로 4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평양에서 고급 한식당 '명월관'을 운영하던 장원일씨가 창업 주인이며, 현재는 직계 후손이 운영하는데, 한국 최고의 불고기와 냉면 전문점으로 성업을 이루고 있죠.

또한 우래옥에서 조리장으로 일했던 고(故) 김태원 냉면 장인에 의해 '벽제갈비'와 '봉피양 냉면' 등으로 쇠고기 육수 위주의 평양냉면 계보를 확장, 계승하고 있습니다.

2) 의정부 계열 (돼지고기 육수)

'의정부 평양면옥'의 뿌리는 강하고, 가지는 넓습니다. 의정부 계열의 냉면은 육수가 심심하면서도 진합니다. 첫 맛은 무심하고, 뒷맛은 깊죠. 두터운 돼지 육향의 육수, 가늘게 뽑은 면발, 그 위에 얹어진 고춧가루와 파, 깨가 전부입니다.

슴슴함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냉면입니다.

3) 장충동 계열 (돼지고기 육수)

1985년 문을 연 '장충동 평양면옥'은 얇지만 넓게 퍼져갔습니다. 맑은 육수에 절인 오이 한 조각이 덤덤히 떠 있고, 고명은 정갈합니다.

장충동파의 냉면은 절제된 맛을 자랑합니다. 입에 넣는 순간보다 삼킨 이후에 더 긴 여운을 남깁니다.

의정부파가 강렬한 기억을 던져준다면, 장충동파는 정갈한 품격을 안기는 음식입니다.

3대 계보에 이은 서울의 평양냉면

누들 스토리 l 김성윤 기자

전쟁이 만든 새로운 레시피, 밀면

부산에서 밀면은 냉면을 제대로 뽑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먹던 '냉면 대용품'이었으나, 이제는 부산 대표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 역사가 60여 년에 불과한데요! 밀면은 1959년 부산 남구 우암동 '내호냉면'에서 처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우암동은 '소막마을'이라고도 불리며 6.25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들어가 살았던 곳입니다. 우암동에 정착한 피란민은 함경도 출신이 많았는데, 그 중 내호냉면 1대 대표 고(故) 이영순 여사가 함경남도 흥남 출신이었죠. 부산 내호냉면은 개업 후 처음에는 냉면만 팔았습니다. 하지만 6.25 전쟁 휴전 뒤, 면에 들어가는 재료인 감자나 고구마 전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밀가루는 미국에서, 육수는 기억에서 '다시 태어난 냉면'

이 여사는 미국이 구호물자로 제공하면서 값싸고 흔해진 밀가루로 면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밀가루로 만든 냉면이라고 해서 '밀냉면'이라 이름을 붙였지만, 언제가부터 다들 '밀면'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전쟁 중에 변화된 레시피니, 당시 피란민들에게 밀면은 할 수 없이 먹는 대타였습니다. 여전히 부산 사람들에게 밀면은 '여름에 저렴하고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라는 정서가 남아있지만, 시간이 흘러 현재는 성업 중인 밀면집도 많아졌습니다.

현재 성업 중인 부산 밀면집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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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부산 밀면 베스트 10

맛집 취재

강원도 막국수 로드

춘천, 고성, 봉평, 서울까지!

'냉면'이라 하면 흔히 평양냉면, 함흥냉면을 떠올리지만 강원도 사람들은 '막국수'를 떠올립니다. 강원도 사람들에게 막국수는 단순한 향토 음식이 아니라 지역의 대표 음식인 것이죠.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 후반부터 막국수를 파는 식당이 등장하면서 대중화됐고, 점차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강원도 화전민의 식사가 어느새 SNS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냉면의 그늘을 벗어나 이제 인기 메뉴가 된 막국수는 지역마다 어떻게 다를까요?🤔

🚩춘천-유포리막국수

춘천 외곽, 유포리라는 조용한 시골 마을. 1966년, 할머니의 손맛에서 시작된 유포리막국수는 지금까지 3대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밀 80%에 밀가루와 전분을 더한 도톰한 면발 한 젓가락만으로도 메밀 고유의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비빔 형태로 나오며, 곁들여 나오는 동치미 육수를 넉넉히 부으면 물막국수가 됩니다.

🚩고성-백촌막국수

막국수와 편육 단 두가지 메뉴로 30년 넘게 손님을 맞이해온 백촌막국수.

메밀 함량이 높은 면발은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백김치, 열무김치, 명태회무침을 곁들이거나 별도로 나오는 동치미를 입맛 따라 더해 비벼 먹습니다. 단출하지만 깊이 있는 한 그릇! 여름 주말이면 4시간 웨이팅이 있을만큼 길게 줄서서 먹는 이유가 있는 곳입니다.

🚩봉평-현대막국수

봉평시장 안쪽, 5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현대막국수. 벽면을 가득 채운 사인과 낙서가 이 집의 긴 역사를 말해줍니다.

메뉴는 100% 국내산 메밀로 만든 순메밀국수로 전분 없이 뽑아낸 면은 투박하게 끊기면서도 탱탱한 식감입니다. 양배추와 상추채가 고명으로 올라가 산뜻함을 더하고, 양념장은 톡 쏘는 매운맛과 고춧가루 향이 강해 한 입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이 남는 곳입니다.

🚩서울-고기리막국수

'들기름 막국수'로 새로운 막국수 트렌드를 만든 고기리막국수.

간장, 김가루, 참깨, 고급 들기름만을 올린 단출한 구성이지만 깊고 세련된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비지 않고 떠먹는 방식이며, 마지막엔 육수를 부어 마무리합니다. 국수는 매일 직접 제분한 메밀을 사용하고 물, 온도, 반죽 방식까지 정밀하게 계량해 품질을 유지하는 '고급' 메밀 막국수입니다.

막국수 로드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면(麵)과 과학이야기

여름에는 냉면이 아니라 체온을 먹는다

여름이면 당연하듯 찾게되는 찬 음식. 그중에서도 냉면은 '여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존재입니다. 냉면을 먹는 이유가 단순히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시나요?

여기, 사실은 조금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왜 찬 국물은 몸에 좋을까?🤔

인체는 외부 온도 변화에 따라 정교하게 체온을 조절합니다. 더위에 노출되면 땀을 흘리고, 혈관이 확장되어 피부에서 열을 방출합니다. 반대로 추위에는 말초혈관이 수축하며 열의 손실을 줄이려 합니다. 하지만 여름철 과도한 열자극과 땀 배출은 오히려 체온 조절을 무너뜨립니다.

이때 찬 국물은 단순히 차가운 온도의 자극 그 이상입니다.

냉면 육수처럼 차가운 액체가 위장 점막을 지나면, 우리 몸은 일시적으로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체온 복원 메커니즘을 작동시킵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며 대사를 끌어올리는 생리적인 반응입니다. 찬 음식이 몸을 차갑게 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를 보호하고 리셋하려는 반사작용인 것이죠. 게다가 냉면 육수에는 수분, 염분, 유기산, 미네랄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최적화된 구성입니다.

이 외에도 냉면은 혈압과 혈당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요! 과연 냉면은 건강에 좋은 음식일까요?

차가운 냉면의 비밀